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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이미지

탤런트 2007. 1. 17. 10:35



촛   불 
               송문희
나를 태운다는 것은 
네 속에 머문다는 것이다. 
한 알의 밀알로 네 안에 
떨어져 활활 꽃 피우고 싶다. 
어디를 보고 있는가 
붉은 눈은 허공을 향하고 있다. 
집요하게 몸 쓸어내리는 촛농은 
반석처럼 너를 꼿꼿이 세우고 있다. 
향연은 끝나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네 앞에 무릎 꿇고 
기도와 단식과 겸허로 사른다. 
삶은 그렇게 맨 아래에서 배운다. 
네가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환하게 불을 켜 두는 것과 
그저 따스하게 불을 지피는 것이다.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말의 씨들이 불의 씨가 되고, 
구겨진 파지 위 불꽃을 피운다. 
안식처럼 고요한 정신 일깨우며 
잠시 네 안에 머무는 것이다.
 

 

 

 

 

 

 

 

 

 
촛불 - 정태춘, 박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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