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에는 네 종류의 동물이 존재한다. 모두들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동물은 각각 황소와 곰 그리고 양과 돼지이다. 그 중 시장의 주체는 황소와 곰이다. 그들은 서로 눈치 보며 쉬는 시간을 제외하곤 늘 싸운다. 황소와 곰의 치열한 싸움 끝에 황소가 이기면 시장은 상승을 하고 황소는 큰 돈을 번다. 황소의 힘이 강해서 도저히 곰이 대적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시장은 긴 시간 동안 상승을 하게 되고 그러한 시장을 우리는 ‘불스 마켓’ 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곰이 이기면 주식 시장은 하락을 하고 곰은 큰 돈을 번다. 곰의 힘이 강해서 도저히 황소가 대적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시장은 긴 시간 동안 하락을 하게 되며 그러한 시장을 우리는 ‘베어스 마켓’ 이라고 부른다. 어떤 경우에는 황소의 힘이 강해 시장이 지속하여 상승하다가 싸움을 그치고 서로 쉬는 동안에도 감히 곰이 덤비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시장은 상승 후 횡보 시장이 된다. 반대로 곰의 힘이 강해 한동안 하락하다가 더 이상 곰이 나서지는 않지만 황소들도 감히 나서지 못하는 시장이 있는데 그러한 시장은 하락 후 횡보 시장이 된다.
아무튼 황소와 곰은 자신의 힘겨루기에서 이기는가 지는가에 따라 돈을 벌 수도 잃을 수도 있지만 결국 그들은 수익을 낸다.
양은 떼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다. 양은 황소와 곰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황소와 이길 것 같으면 떼를 지어 황소 쪽으로 가고, 곰이 이길 것 같으면 떼를 지어 곰 쪽으로 몰려간다. 양들은 그들 자신의 싸움이 아니라 황소가 이길 것인가 곰이 이길 것인가의 판단을 할 뿐이다. 황소가 이길 것 같아 황소 쪽으로 갔는데 결국 곰이 이기면 양들은 참패한다. 이리저리 떼를 지어 누가 이길 것인가를 판단해 가며 우왕좌왕 하는 동안 수많은 양들은 사실 크게 다치고 만다. 결국 수많은 양들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게 되는 것이다.
돼지 역시 시장의 주도는 아니다. 양처럼 황소가 이기든지 곰이 이기든지 이기는 쪽으로 따라 붙어야 한다. 양과 같은 처지이다. 그러나 돼지는 양과 다른 습성을 갖고 있다. 황소와 곰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가 황소가 이길 것 같으면 황소 쪽으로 재빨리 달려간다. 그런데… 양들은 황소의 뒤에서 황소를 응원하는 반면 돼지는 그 순간 자신이 돼지인 것을 망각하고 황소의 맨 앞에 서서 마치 자신이 황소가 되어 곰과 싸운다. 곰과 싸움을 하는 돼지의 결말은 뻔하다. 곰에게 처참하게 당할 것이다. 결국 돼지는 ‘도살되어서 식탁 위에 오른다’ 시장의 주도가 아니면서 맨 앞에 나서서 앞장 선 돼지는 결국 돈을 모두 잃고 시장에서 떠날 수 밖에 없게 된다.
시장의 황소와 곰은 외국인이든 국내 기관이든 큰 자금을 운용하는 개인 세력이든 시장을 움직이고 일개 기업의 주가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주체를 말한다. 양과 돼지는 개인 투자자이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양처럼 시장의 주체를 좇아서 승리하는 쪽을 잘 판단하여 그 승리의 기쁨을 함께 누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간혹 돼지의 모습인 개인 투자자들이 있다. 주식 투자 경험이 많을수록, 주식 시장에서 어설프게 큰 수익을 낸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일수록, 주식 시장에 대하여 주식 투자 기법에 대하여 좀 더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사실 돼지의 모습은 개인 투자자들 보다는 확률적으로 소위 시장의 ‘주식 전문가’ 들에게 더 많다.
황소나 곰이 항상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싸움을 하여 이기면 수익을 내고 지면 손실로 다음을 기약한다. 다음 번에는 힘을 길러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과 돼지는 그렇지 않다. 어차피 시장의 주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를 인정하고 시장의 주도 세력의 힘겨루기를 잘 살펴야 한다. 순진한 양은 잘 살핀다고는 하지만 그 중 현명한 일부 양이 수익을 내고 대부분의 나머지 양들이 손실을 낸다. 돼지는 늘 처참히 당하고 만다. 우리는 외환 위기를 겪기 직전인 1995년과 1996년을 기억한다. 시장이 황소의 힘으로 1,000포인트위로 올라서서 더 이상 황소가 나서지 않는 동안 돼지들이 활개를 폈던 시기이다. 연속 적자인 부실주를 가지고 온갖 허황된 재료를 내세워 주가를 띄웠던 그 시기의 선두에 있었던 돼지들은 지금 모두 어디에 있는가? 일부러 찾으려고 노력해도 찾을 수 없다. 주식 시장에서 퇴출 되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주식 거래자로서 양이다. 다만 현명한 양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고, 그 노력으로 얻은 노하우를 갖고 우왕좌왕하는 다른 많은 양들에게 지금 황소와 곰 중 누가 이길지를 제시해 주고자 한다.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나도 모르게 돼지가 될 때가 있다. 시장의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업종에 대해 개별 기업에 대해 확신을 갖고, 주변을 살피지 않고 즉 내가 양인 것을 잊고 곰과 맞서는 경우 그 순간 돼지가 되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그러한 경우에는 필패 이면서 참패인 것을 돌이켜 보면 확연하다.
물론 전문가들 중에는 힘센 돼지가 될 필요도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돼지가 되어서 거래를 하였지만 운이 좋아 큰 수익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 다치기는 하지만 회복하여 다음 기회를 갖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이지만 실패할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라는 선택을 할 것인가! 그것은 각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장은 오늘로 문을 닫는 것이 아니다. 기회는 내일일지도 모레일지도 모르는 또 다른 날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현명한 양이 되고자 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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