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논어> 첫 장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에서 '習' 자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잘 살펴보면 '깃 우(羽)' 자가 들어 있다. 자전을 보면, 새끼 새가 몇 번이고 스스로 날 때까지 연습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풀이한다.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하면 부모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6년만 고생하면 60년을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그것을 모르느냐"며 가슴을 치고 호통을 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우리 사회는 벌써 6년이 60년을 보장해 주는 연대는 넘어선 지 오래다. 중고생 정도 학생을 자녀로 둔 세대라면, 입으로는 그처럼 말하지만 가슴으로는 그것이 틀린 말이란 걸 마음속으론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명문대 졸업장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니 그저 족칠 뿐이다. 명예 퇴직 등 회사의 구조조정에 있어서 서울대 '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스카이 대학' 이라고 비껴가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벌써 확인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대학 졸업장의 유효 기간은 짧아지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대학 졸업장의 유효 기간이 3년이라고 했지만, 이젠 1년도 안 된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임원이나 CEO에 오른 이들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공을 만들어냈을까? 각각 물어보았지만, 거짓말처럼 공통으로 일치된 것은 팽이 이야기였다. 팽이에 채를 쳐야 꾸준히 돌듯, 사람도 자신의 성공이나 이루어 놓은 위치에 자만하는 순간, 멈추어 버린다는 이야기였다. 타잔은 줄을 탈 때, 바로 다음 줄을 이어서 타지, 한 줄만 잡고서 정글을 주름잡는 법이 없다.
최고 경영자들의 학력을 보면 대학 졸업 이후의 학력이 그 이전보다도 더 길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흔히, 브로커들이 공략 대상으로 삼는다는 최고 경영자 과정은 공부라는 염불보다는 인맥 쌓기라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곳 아니냐고 냉소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의 성공한 CEO들을 만나보면 입시생을 능가하는 향학열이 공통점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이고, 국가고, 개인이고, 나를 혁신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선 성공하는 미래를 만들 수는 없었다. 심지어는 대학 때 강의실보다는 당구장을 전전해 쌍권총(F 학점이 두 개)을 찼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조차 진정한 공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C 그룹 K 회장은 자신이 부족한 것이 느껴질 때, 성냥불을 켤 때 황을 긋듯 눈에 파란 불이 번뜩이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지도 교수의 추천으로 일본의 이토추 상사에 입사했지요. 일본어 가나 하나 모르면서 하여튼 영어로 대강 대화하면 되겠지 하고 첫날 출근을 했습니다. 웬걸요, 일본어를 하나도 알아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니 절로 눈에 파란 불이 튀고, 가슴에 열화가 솟더군요."
그는 그날로 새벽과 저녁 두 타임으로 일본어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아침저녁으로 일본어 학원을 몇 년 간 다니고, 회사에서 일본인들과 부대끼다 보니 비로소 조금씩 말문이 트이더란 것. 일본어와 영어에 능통하다는 희소성은, 그가 39세란 나이에 일찍이 사장으로 발탁되는 데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이채욱 GE코리아 회장 역시 피 튀기게 공부한 케이스다. 지금은 다국적 기업의 CEO로서 세계 무대를 휘젓고 다니지만, 그 역시 영어가 안 돼 스트레스로 시달리던 올챙이 시절이 있었다. 외국인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화들짝 놀라 후닥닥 전화를 끊고선 주위를 둘러보던 게 수 차례. 영어를 공부하기로 독하게 마음먹고선 아예 집을 외대 주변으로 옮겼다.
"퇴근 후 외대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귀가해 그 다음날 출근하려니 도저히 몸이 당해 내질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그냥 아예 외대 옆으로 이사해, 이동 시간을 줄여 공부에 열중했지요."
온라인 경영교육 업체인 휴넷의 조영탁 사장, 그는 직장을 다니며 서울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그런가 하면 이강호 한국그런포스펌프 사장은 다년간의 해외 지사장 생활로 영어가 능통함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일과를 쪼개 중국어 공부를 한다. 7년째 중국어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는 그는 지금도 영자지, 영어 방송을 하루라도 건너뛰면 눈에, 귀에 가시가 돋는 것 같다고 말한다. 초 단위로 변화하는 시대에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후퇴란 이야기다.
이들의 불굴의 학습 정신을 듣고 나서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CEO 이전 시기에 공부할 때는 회사의 눈치가 보이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조영탁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제가 다니던 회사에선 석사 학위 지원을 해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학자금 지원 수혜를 사양했지요. 주말 근무를 자청하는 등 회사에 전혀 폐를 끼치지 않고자 노력했습니다. 또 직장 생활 중 학위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가, 학위를 따기 위한 목적에 치우쳐 쉽게 쉽게 테마를 정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어렵게 선택해 공부하는 것인 만큼, 명함 몇 글자 더 찍으려고 공부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논문 주제 잡는 것도, 공부에만 전념하는 사람도 어려울 만한 주제를 선택해 공부했지요."
대부분의 성공한 임원 CEO들은 일찍부터 자신의 학력보다 더 높은 학력을 추가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자신의 분야에 객관적 인정을 받는 알파를 추가했기에 자신을 차별화하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 이들이 "희소성을 확보한 게 고속 승진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한 것은, 결국 이들이 쓰임을 받기 전에 그릇을 먼저 키워 놓으려는 끊임없는 학습열 때문에 가능했다. 업무와 관련된 분야에 객관적 학위나 자격증을 가지는 것은 그 어느 끈보다도 든든한 보험 증서다.
이들은 미래의 트렌드를 좇아가는 데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면서 가만히 있는 것이 너무나 초조해 견딜 수 없어 학습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직장인들에게,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해준 조언은 다음과 같았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골프장만 쫓아 다니든지, 아니면 구들장만 지고 있는 것은 당연히 문제다. 하지만 공부를 한답시고 근무 시간에 자기 공부를 하는 등 딴 짓을 하면, 직장 수명을 연장하기는커녕 단축할 우려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페어플레이를 통해 승리를 하자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과정도 페어플레이의 정신에 입각해 일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폐기 처분 되지 않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 되어야 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십시오. 잠자는 시간을 줄일망정 근무 시간에 자신의 공부를 하는 티를 내지 마십시오. 남이 금방 알아주지 않더라도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그릇을 키워 놓으면 반드시 쓰임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자신을 혁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회사 업무에 부가가치를 창출하십시오. 그것이 당신의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회사에서 폐기 처분 되지 않고, 늘 가랑이 붙잡고 늘어지는 인재가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자기 능력을 개발하는 진행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완성형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자, 당신은 언제 어떨 때 스스로 분발해야겠다며 눈에 파란 불이 튀었는가. ....
'지식♡창고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삶의 크기를 결정하는 바로 그 것은! (0) | 2007.05.30 |
---|---|
맥스웰 몰츠:성공을 위한 습관 22가지 행동지침 (0) | 2007.05.30 |
성공 명언들 (0) | 2007.05.30 |
아드보카트 ''칭찬 리더십'' (0) | 2007.05.30 |
독서 3원칙 (0) | 2007.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