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시끄러운 공사장의 빈 컨테이너 사무실에 제비 부부가 새끼들과 함께 둥지를 틀었습니다.
공사장 인부들과 제비 가족과의 한 달 동안의 동거 이야기.
이동환 기자가 들려드립니다.
<리포트>
굵은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 날.
공사현장의 컨테이너에 먹이를 문 제비가 쉴새없이 날아 듭니다.
사흘 전 태어난 새끼들은 어미가 물어다 준 먹이를 연신 받아 먹습니다.
제비 부부가 이곳 컨테이너에다 보금자리를 마련한 건 한 달 전.
그때부터 공사 소음과 먼지로 뒤덮혀 있던 인부들의 숙소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제비 가족들이 행여나 더위에 지칠까, 없던 에어컨을 들여오고 따가운 햇빛을 가려주는 지붕도 올렸습니다.
그리고 컨테이너안에서는 절대 금연.
그러다보니 상전 모신다는 우스개 소리가 인부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건물주 : "두번 멋모르고 담배 피다 10만원 벌금 냈습니다."
인부들은 밤에 혹시라도 제비 부부가 출입구를 찾지 못할까 봐 불침번을 자청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현장 소장 : "완전 불침번 선거죠. 제비 부부가 밤이 되면 어두워서 사무실을 못 찾을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러나 이젠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보름 뒤면 공사가 끝나 컨테이너를 치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야~어쩌지! 큰일났네. 치울수도 없고 안 치울수도 없고..."
제비 가족과 인부들의 한달동안의 동거.
그 안에는 가슴 훈훈한 동화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동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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