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이 역
바우 이 훈 식
세상의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잠시 멈춤의 시간
만남은 적고
이별은 긴
등굽은 바람의 길목
손톱 끝에 봉숭아 물이
첫눈 올 때까지
남아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꽃분롱 기다림이
언제든 반겨줄 약속처럼
활짝 핀 코스모스의 애띤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주는 곳
오늘도 빈 의자에 앉으면
막차의 기적소리가
잃어 버렸던 한뭉치의 연서를 들고
달려 올 것 같은
작아서가 아니라
잊혀져가는 기억의 끝자락으로 그려낸
아름다운 수채화 한폭이
설레임으로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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