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기억장치

 

컴퓨터의 기억장치로 최초에 등장한 것은 초음파와 수은탱크에 의한 지연회로(遲延回路)이며, 이보다 약간 늦게 브라운관에 의한 정전(靜電)기억장치와 자기드럼이 제1세대와 제2세대 초기에 걸쳐 주기억장치로 이용되었고, 기억소자에 각형(角形) 자기이력현상(磁氣履歷現象)을 가진 도넛 모양의 페라이트코어(ferrite core:磁心)를 자화하여 1비트(bit:2진수의 1자리)의 정보를 기억하는 코어를 수만~수백만 개 모아서 기억장치로 한 자심기억장치는 반도체 기억장치가 출현하기까지 주기억장치의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 연구된 자성체의 얇은 스폿을 유리기판에 진공증착(眞空蒸着)시킨 자기박막기억장치(磁氣薄膜記憶裝置)와 그 변형은 더 고속도의 기억장치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 기억장치는 1960년 말경부터 실용되기 시작하여 고밀도집적회로(LSI) 기술의 발달로 1970년대에 들어와서 본격적인 실용이 정착되었다. 반도체 집적회로에 의한 장치기술은 쌍극성형(bipolar 形)과 MOS(metal oxide semiconductor)형으로 나누어지는데, 쌍극성형은 MOS형에 비하여 일반적으로 소비전력이 많고 고속동작에 적합하나, MOS형은 쌍극성형에 비하여 집적도를 올릴 수 있지만 절환시간(switching time)이 떨어질 수 있다. 최근의 모든 컴퓨터에는 MOS형을 사용하고 있다. MOS형 중에서 P-MOS는 제조가 쉬우며, N-MOS는 동작속도가 빠르고, C-MOS는 소비전력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자기드럼 장치는 자성면기억(磁性面記憶) 중에서는 도달시간이 가장 짧고 기구가 단순하여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개발 초기에는 주기억장치로 사용되었으나, 현재에는 TSS(time sharing system:시분할시스템) ·통신계 ·좌석예약 시스템 등 즉시성을 요구하는 고속주변장치로서 수백만어 이상의 대용량의 것이 이용되고 있다. 이것은 원통 모양의 회전체 표면에 강자성체(强磁性體)의 얇은 피막을 입힌 것으로, 그 원기둥을 따라 자기기록용 헤드(head)를 배열한 것이다. 자기디스크 기억장치는 고속회전하고 있는 자성원판상에 미소한 간격으로 자기헤드를 유지하여 동심원상의 다수의 트랙(track)에 정보를 기록하는 장치로 무순도달(無順到達:random access) 기능을 가진다. 자기드럼에 비하여 동일부피에서 기록면적이 크게 되므로 소형 ·경량이 되고, 또한 회전축상에 자성원판을 여러 장 겹쳐 쌓을 수 있어 기억용량이 크다.

 

자기디스크 장치는 강자성 재료를 입힌 지름 36~64 cm 정도의 원판, 읽고 쓰는 헤드, 이것을 받치는 암(arm), 헤드의 이동과 위치를 결정하는 포지셔너(positioner)로 구성된다. 정보는 회전축을 중심으로 하는 동심원을 따라 기록되는데, 이들 동심원을 트랙이라 한다. 자기헤드는 도달간(到達桿:access arm)의 앞에 장치되어 있어 도달간이 먼저 움직여 원판상의 트랙을 찾고, 트랙상의 기억 위치가 회전하여 헤드의 아래를 통과할 때까지 기다려 읽고 쓰게 된다. 또한 디스크를 모두 교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디스크팩(diskpack) 기억장치도 있다. 또, 디스크를 작은 시트 모양으로 하여 간단히 교환할 수 있도록 한 플로피 디스크(floppy disk:diskette 이라고도 한다) 기억장치는 속도와 용량면에서는 뒤떨어지나, 가격이 저렴하고 간편하여 소규모의 컴퓨터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자기테이프 장치는 외부기억장치로서 너비 12.7 mm, 길이 720~1,080 m의 폴리에틸렌텔레프탈산계 테이프로 자성재료를 도포하여 데이터를 그곳에 기록하는데, 7트랙(7개의 평행트랙)의 8열/mm(200 rpi:rpi는 rows per inch) ·22열/mm(556 rpi), 9트랙에서 32열/ mm(800 rpi) ·63열/mm(1,600 rpi) ·246열/mm(6,250 rpi)의 밀도로 정보가 기록된다. 읽고 쓰는 장치는 테이프 리코더와 같은 원리이나, 다른 점은 디지털정보의 포화자기기록(飽和磁氣記錄)이라는 것, 전송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속화, 급격한 기동 ·정지를 신속처리하도록 특수한 기구를 갖고 있다. 자기테이프 장치는 비교적 값이 저렴하고 다른 매체에 비하여 부피기록밀도가 높고 자리를 잡지 않는 등의 이점으로 대량 데이터의 보존 및 운반, 순차처리 데이터를 주로 하는 업무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초대용량(MSS:mass storage system) 기억장치는 기억용량이 1011∼1012 비트 이상, 평균 도달시간이 초(秒)인 주변기억장치를 말하며, 기록매체로서 자기테이프 재료 등의 자기기록재료를 이용한 초대용량 기억장치는 자기테이프 ·자기디스크 장치를 보완하는 초대용량 기억장치로, 또 은행과 보험회사 등의 저속(低速) 초대용량의 온라인 기억장치로, 또는 국가적 프로젝트 등 데이터 베이스(data base)에 사용된다. 이 밖에 특수기억장치로 초전도체의 박막으로 기억회로를 구성하여 극저온(極低溫)하에서 동작시키는 초전도 기억장치, 기억매체에 대하여 광학적(光學的)인 방법을 이용하며 정보를 읽고 쓰는 광기억장치, 브라운관 기억을 발전시킨 전자빔 기억장치 등이 있다.

 

이상의 기억장치들은 모두 기억을 읽고 쓰고 할 수 있으나, 기억의 내용이 고정되어 있어 읽기만 할 수 있고, 쓸 수 없는 기억장치 ROM(read only memory)도 있다. 사진기술을 응용한 고정기억은 대량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어 자동번역되는 사서(辭書)와 같은 응용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IC의 고정기억은 컴퓨터 논리회로의 일부를 프로그래밍으로 대용시킴으로써 보다 저렴한 컴퓨터를 설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