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선물
기 획 : 최병륜 연 출 : 김영호 / 글.구성 : 정종숙 조연출 : 국승희 / 취 재 : 곽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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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의도 |
시대가 바뀌고 아버지의 모습도 바뀌어가는 요즘이지만, 아버지는 늘 버팀목인 동시에 다가가기 어렵고 외로운 존재로 낙인되어 왔다. 편안함과 애잔함을 주는 어머니의 사랑과는 달리, 아버지의 사랑은 늘 아귀가 맞지 않는 의자처럼 불편하게 느껴진다. 뭉툭하고 너무나도 서툰 아버지의 사랑은 곧 잘 어긋나고 이내 틈이 생긴다. 말에 틈이 생기고, 눈빛이 어긋나고, 끝내는 아버지와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늘 등 뒤에 있던 아버지의 죽음은 우리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남기고 떠난다. 슬픔, 그리움, 분노, 증오가 자리한 그곳에 뒤늦게 도착한 사랑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아버지의 사랑을 한 발 늦은 후에야 알게 되고, 보게 된다. 그럼 아버지의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다. 더 이상 아버지의 죽음은 허전함과 그리움만의 소모적 의미가 아닌, 아버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아버지 죽음과 부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아버지의 죽음이 갖는 새로운 얼굴과 맞대야 한다. 그 새로운 얼굴은 뒤늦게 깨달은 사랑 혹은 화해이며,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을 배우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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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내용 |
마지막에 어제 염하면서, 아버지 이제 관에 모시면서 아버지 입술을 맞췄어요. 싸늘하더라고요. 그 따뜻하고 포근했던 분이…
장남으로서 아버지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창섭 씨는 아버지의 죽음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아무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닥친 아버지의 죽음은 창섭 씨 가족에게 당장은 슬픔으로 다가오고, 다음은 아버지를 대신해 짊어져야 할 현실의 짐으로 다가올 것이다. 벌써 아버지의 따뜻한 등이 그리운 창섭 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자신의 등을 가족을 향해 돌려본다. 롯데 자이언츠 최경환 선수(36세)가 사용하는 모든 야구용품에는 121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다. 심지어 최경환 선수 팔뚝에서 1210 숫자의 문신이 새겨져 있다.
아버지를 평생 제 마음에 담고 싶고, 잊고 싶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아버지 돌아가신 기일을 여기다가 문신으로 새겼죠.
최경환 선수가 말하는 아버지는 모든 것을 다 주고 가신 분이다. 아버지를 잃고 홀로 서는 동안 최경환 선수는 너무 두렵고 힘들었다는 고백을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지금까지 더욱 열심히 운동장을 뛰며 연습에 매진했던 최경환 선수는 현재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었고, 아버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그 날을 위해 오늘도 다짐한다.
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요. 언젠가 기회가 오기 때문에 그때를 위해서 기다리고 준비를 하는 거죠. 그냥 포기해 버리면 기회가 왔을 때, 제가 실력 발휘 못하면 너무 속상하죠. 그게 또 아버지가 바라시는 길이기도 하고요.
2. 아버지의 차가운 손과 화해하다 아버지가 너무 싫다고, 아버지가 아예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아버님이 살아계시는 것 자체가 창피할 정도였어요. … 지금도 누구 아들 그러면 야, 니네 아버지 옛날에 보면 끔찍하다.
어머니를 많이 때리시고, … 연탄집게를 불로 지져서 지진 적도 있고, 그리고 술을 많이 드셨고. 그냥 뭐 괴물? 괴물이라고
아버지가 날마다 술을 드시고 어머니를 때리는 광경과 아버지 소리만 듣고도 매번 놀란 가슴을 움켜쥐어야 했던 유년시절은 이들에게 하루 빨리 잊고 싶은 분노 섞인 잔인한 기억들 투성이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이 세 주인공들이 아버지와 화해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혼자 밥을 먹는 아버지의 등, 죽음과 맞닥뜨린 아버지의 나약한 모습, 돌보지 않아 파헤쳐진 무덤을 마주한 기억들은 이들이 갖고 있는 아버지의 또 다른 단상이다. 저는 아버지의 등에 약했어요. 누구나 그렇지만 아버지 등을 보면 좀 그렇잖아요. 식사라도 좀 편안히 하셨으면 좋겠는데…
그때서야. 너희들한테 미안하다고. 딱 그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다른 얘기는 안 하시고
제가 진짜 잘못 살았네요. 진짜 잘못 살았습니다. 아버지 좋아하시는 술도 지금 10년 만에 처음 따라 드려요.
인터뷰를 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분노는 어느새, 연민과 이해로 바뀌고 있었다.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단지 아버지가 우리를 사랑하는 방법이 서툴렀을 뿐이라며 그것을 알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고백을 들었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뒤로하고, 이제야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뒤를 돌아보면 아버지는 없고 빈 길만 등 뒤를 지키고 있다.
* 홍씨 부도가 났을 때, 첫 마디가 아버님은 난 돈보다도 니가 건강한 게 좋다. … 니가 웃는 모습만 볼 수 있다면 돈은 필요가 없을 정도로 괜찮다.
* 홍씨 아버지 미안할 뿐이에요. 만나면 미안해요 … 철장 안에 든 아들 보고 미안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홍씨에게는 자신을 믿고 아끼는 든든한 후원자인 아버지가 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며 매번 면회를 와서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대할 때면 홍씨는 가슴이 먹먹해 온다. 이제 홍씨는 47년 동안 받기만 해왔던 아버지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고 배우려는 그 첫 걸음을 아버지가 된 이제야 내딛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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