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공비결

5천만원으로 주점 차리기

탤런트 2007. 2. 2. 13:31
     이경태
  맛있는창업연구소/프리랜서 | sofung@korea.com
▒ 분야: 자영업 창업컨설팅
▒ 맛있는 창업연구소장 (www.jumpo119.biz)
▒ 서울시 실전창업스쿨 담임교수
▒ 능률협회/중기청/소상공인/숙대, 경원대, 세명대, 간호대 창업 강사

5천만원으로 주점 차리기 1
생계형 창업자들은 다양한 업종 중에서도 외식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서비스업을 하자니 규모나 시설에 투자할 돈이 부담스럽고, 판매업을 하자니 임차 비용에 대한 투자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창업 초보자라면 외식업 중에서도 주점을 남다르게 선호하는 데 그 까닭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음식점은 음식 맛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고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비중이 높을 수 있다.
그에 반해 주점은 반가공품을 준비하여 아무나 만들어도 먹을만한 안주가 되기 때문에 운영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게다가 음식점이 12시간 이상의 영업 시간을 가져가는 반면 주점은 길어야 10시간 적게는 8시간 정도 영업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덜 힘들다. 물론 상대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이런 이유가 아니라고 쳐도 사실 음식점보다 많은 것이 주점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인과 술문화는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다. 그러니 시장도 당연히 문턱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누구나 이런 생각의 깊이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경쟁은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경쟁이 심하다는 뜻은 정확한 목표 설정이 없이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있는 여지가 풍부하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5천만원의 생계형 창업자금으로 점포형 주점을 차리는 방안에 대해 언급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 약 10여회에 걸쳐 5천만원으로 음식점을 차리는 것처럼 주점 창업 입문안을 만들어볼까 한다.

2006년도의 창업 시장에서 주점이라는 상품은 이자까야의 회귀다.

90년대 중반 붐을 이루던 이자까야 스타일이 중대형 규모였다면 작금의 시장은 중소형으로 임팩트화 되었다는 점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5천만원으로 고급 이자까야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장의 대세를 직시는 하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은 상당한 불편함이 요구된다.

불편하다는 것은 경쟁력의 부족을 뜻한다. 경쟁력의 부족은 실패를 예견한다. 그러므로 작지만 강한 그런 주점으로 내가 목표한 수익을 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입문에 앞서 이 한가지만 명심했으면 한다. 하루에 30명이 올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주점으로 성공해보자 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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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0명이 다녀갈 수 있는 주점을 만든다?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해낼 정도로 과중한 부담은 아니다.

상권을 좁히고 목표 고객을 좁힐수록 내가 지향해야 할 바는 명확해진다.
그러자면 30명의 손님을 받기 위해서 필요한 점포의 평수는 얼마나 될까? 가게가 크면 좋겠지만 주점이 좌식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12 ~ 3평의 규모라면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단 가게 앞으로 파라솔을 한두개 놓을 수 있던가, 또는 주방 뒤쪽으로 창고의 공간활용이 가능하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런 조건의 1층 점포가 아니라면 2층보다는 지하로 조금 규모를 넓혀도 좋다.
술이라는 것이 남에게 보여서 좋을 것은 없기 때문에 2층보다는 값이 더 저렴한 지하를 권한다. 지하 점포의 요구 평수는 25평 내외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1층 점포를 구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권리금을 포함하여 최대 3천만원이다.
월세는 최대치 90만원으로 정해보자. 당연히 상권은 동네 상권으로 압축될 수 밖에 없다.
동네상권을 무시하거나 괄시하지 말자.

불과 4 ~5년 사이에 거대 브랜드로 성장한 J 호프 역시 동네 호프집으로 출발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점포는 가급적 빈 점포이어야 하고, 타 업종이 있었다면 철거가 간단한 단품 판매업종 등이 좋을 것이다.
여기서 주점 입지를 발굴하기 위해선 반드시 배후 상권을 확인해야 한다.

동네 사랑방을 만든다는 전략이 큰 틀이지만 목표 고객의 연령대는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
누구나 다 섞여서 술을 마실 수 있다? 그건 천만의 말씀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해도 나이 드신 분이 옆에서 술을 마시는데 젊은 사람이 편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는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5천만원으로 식당을 차릴 때 주부가 주요 타겟이었다면 주점은 40대 이상의 남성이 타겟이다. 대한민국의 40대는 갈 곳이 없다. 2~30대의 호기를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실제 그들의 문화는 머리 아플 뿐이다.
정신은 새로운 것을 원하지만 몸은 고전적인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가정에서의 힘도 전과는 사뭇 다르다. 여하간 우리의 타겟은 이런 40대의 젊은(?) 장년층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신혼 위주의 다가구 밀집 지역보다는 단독 주거지가 많아야 하고, 아파트를 볼 때 30평형대가 주를 이루는 상권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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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제안하는 주점 형태는 탁주 전문점이다. 40대 이상의 남성을 타겟화하였다면 그리고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생각한다면 탁주가 새로운 향수를 줄 수 있는 술이 될 것이다. 이를 참고로 하자면 뚝섬역 방통대 서울 학습관 뒤에 15평짜리 탁주 전문점을 벤치마킹해도 좋다. 단, 분위기는 필자의 의도가 아니다.

탁주 전문점이라고 해서 술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 대표 주종을 그것으로 내세우자는 것 뿐이다. 일반적인 술을 모두 취급하여도 관계없다. 다만 탁주를 잔술로 팔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나이든 동네 아저씨들에게 한잔의 대포를 공급하는 주점. 안주를 팔지 않아도 좋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물론 안주가 전혀 팔리지 않지는 않을 것이다. 혼자서도 이무럽게 찾을 수 있는 메뉴로 접근해주라는 뜻이다.

여기에 필자의 숨은 의도가 있다. 친구끼리 몰려와서 먹는 주점이 아니라 혼자 와도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공간으로의 제공이다. 따라서 탁자는 당연히 원탁이어야 한다. 사각형 탁자로 나와 상대방을 구별하는 배치가 아닌 옆으로 앉아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나눌 수 있는 탁자 배치가 필요하다.

남다른 탁주를 공급 받는 것도 포인트다. 막걸리라면 서울 탁주가 보편적이지만 참살이 탁주 같은 고급 탁주의 취급은 경쟁력을 가지게 할 수 있다. 혹은 소규모 주정업체가 만든 탁주도 관계없다. 머그잔 한잔의 가격은 천원이다. 물론 안주 없이 먹을 수도 있다.

대형 머그잔의 한잔 가격은 2천원으로 책정하자. 거기에 생과일을 갈아주는 칵테일 탁주의 개발은 그다지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주점에서는 술을 많이 팔아야 한다. 음식점이라면 술을 적게 팔아야 한다.
아무리 술을 팔아야 밑반찬만 추가될 뿐 매상에 별 도움은 없다. 하지만 주점은 반대다. 술이 먹고 싶은 사람에게 안주를 자꾸 강조해서는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 술이 늘수록 자연스럽게 안주가 추가된다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벗어나지 말자.

이처럼 술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안주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야 한다. 대신 종류를 널어놓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술을 팔기 위해 집중하는 것이 필요할 뿐, 안주 재고로 원가 부담을 떠안는 실수를 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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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에서 안주를 만드는 일은 어렵고도 쉬운 일이다. 모 맥주 브랜드 강의에서 호프집을 경영하는 점주들에게 가장 잘 나가는 안주 5가지와 너무나 평범한 안주 5가지를 물었더니 같은 답이 나온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평범하게 가되 비범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달하는 것이다. 소형 주점에서 안주를 팔아 이익을 남기는 전략은 지혜롭지 못하다. 때문에 좋은 안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주변에서 안주거리로 대체할만한 가게에서 공급을 받는 것도 합리적인 방법이다. 빈대떡을 잘 하는 가게가 있다면 적당한 양을 받아서 약간의 이익을 붙이면 된다.

물론 모든 안주를 이런 식으로 구성하라는 것은 아니다. 특화될 안주가 선택되어진다면 굳이 기술을 배우거나 전문 인력을 채용하지 않아도 좋다는 뜻이다. 막걸리와 같은 탁주와 가장 궁합이 맞는 안주는 역시 전이다.
거기에 뜨끈한 탕 한두가지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탁주만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가리나 과일, 돈까스 같은 안주도 필요하다.

안주로 승부를 걸려고 하면 재료의 신선도나 재고 확보가 요구된다.
그러나 안주는 술을 마시기 위한 조력자 정도로 인식한다면 안주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 상식을 뛰어 넘는 파격이다.

달걀 20개를 풀어서 만든 계란말이(통상 10개 미만이다), 손가락 크기의 노가리를 작은 바구니에 쌓아서 내주는 센스(마리당 얼마로 계산하고 째째해지지 말자), 손님이 가져온 안주가 있다면 기꺼이 손질하여 내어주는 정성은 주당들을 졸도시킬 수 있는 일이다.

술이란 재미로 마실수록 감사하다. 슬픈 일을 잊게 해주고, 좋은 일은 배가시키는 기능에 충실하도록 가게를 구성하자는 것이 필자의 목소리다.

15평 동네 주점에 하루 30명만 들어온다면 당신은 사는 재미가 남다를 것이고, 더 큰 가게를 운영하기 위한 초석을 잘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하자면 안주는 색다르게 보여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담아주는 그릇의 차별화나 아낌없이 퍼주되 특이한 데코레이션을 가미한다.

그래서 술을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마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잔술도 무관하다. 안주를 먹지 않고 한잔 걸친다고 흉보지도 타박하지도 말자.

어차피 동네 주민이라면 한잔의 매출이 한드럼의 양으로 불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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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에서 메뉴판을 만드는 일은 일반 식당에 비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실 이자까야 풍의 수십여가지 메뉴가 구비된 점포라면 의당 준비된 메뉴판이 필요하다. 그러나 필자의 제안처럼 소수의 안주로 세팅되어야 한다면 조금 더 특색이 있는 메뉴판이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테리어를 보완할 수 있는 천정걸이 우드락도 추천하고 싶다.

우드락 양면에 각각의 메뉴 사진과 가격을 입혀 종류별로 부착한다면 골라먹는 재미를 줄 수 있다.

단 천정이 낮은 경우에는 복잡하게 보여지니 최소 천정고가 2m50cm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벽메뉴판과 테이블 메뉴판 같은 것은 평범하기 그지 없기 때문에 차라리 테이블 매트지를 만들어 한사람당 한장씩 깔아주자. 테이블 메트지는 소량 제작이 가능하고 언제든 내용을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신메뉴가 자주 등장하는 가게라면 효과적이다.

단, 테이블 메트지는 다양한 색상을 입히면 보기 어지럽기 때문에 단도로 처리해야 하고, 단도로 처리할 경우 음식 사진의 연출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메뉴를 소개하는 글귀로 주목시킬 필요가 있다.

이처럼 테이블 메트지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누구라도 한번씩 읽어볼 시간을 곁들여주기 때문에 안주의 속도가 늦더라도 불만을 덜어줄 수 있고, 주인이 고객에게 말하고 싶은 가게의 운영 방침이나 각종 행사를 곁들여 소개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가게를 홍보할 수 있다. 단, 장당 단가가 낮더라도 매번 버려지기 때문에 투자 손실로 생각할 수도 있어 아무나 시도하는 방법은 못되고 그렇기 때문에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메뉴판에서 가격을 정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크게 보면 현재의 주점 메뉴판은 모든 단품의 가격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가격대군을 설정하여 가격을 보고 안주를 골라야 하는 불쾌한 감정은 배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격대를 세가지 군 정도로 구분하여 낮은 가격의 비중을 30% 정도로 구성하고 주력 안주를 중간 가격대로 그리고 10% 정도를 특선 안주로 구성하여 고급화하는 가격 설정을 권하고 싶다. 그럴 경우 중간 가격대를 기본적으로 주문한 후 낮은 가격은 추가 안주로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높은 가격대의 특선 안주류는 팔아도 그만 안팔아도 그만이다. 그저 구색 맞추기일 뿐이다.

우리는 오로지 술을 많이 파는데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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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분위기의 색다름이나 주인의 서비스가 한몫을 거들 것이다. 그러나 술 자체를 조금 비틀어 만들어 낸다면 조금 더 나은 경쟁력으로 단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여성이나 젊은 층이 주력 고객인 주점이라면 과일을 파서 소주를 담아주는 생과일 소주도 인기를 끌 수 있다.

파인애플이나 수박의 속을 파서 소주 두병 정도를 담아 조금 더 비싼 값을 받아도 색다른 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혹은 사과의 속을 파내어 개인당 하나씩 마시도록 제공하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40대 이상의 중년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방법은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하다. 익숙하지 못한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시간의 투자는 소형 창업자에게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시장을 다지는 운전 자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을 담아주는 용기의 변화가 아닌 마시는 잔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탁주는 밥공기보다 조금 작은 종지를 흔하게 사용하고, 소주나 맥주는 기성 잔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잔이 아니면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특색 있는 잔에다 따라 마시는 술은 맛도 다르다. 소주를 한컵에 담아 마시는 한컵 소주의 개발이나 흔한 생맥주 잔이 아닌 장화 모양의 잔, 탁배기 종지가 아닌 바가지 형태의 다소 큰 잔도 과히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마시는 맛과 멋을 달리 제공한다는 취지다.

대형 호프집에서 기기묘묘한 잔으로 생맥주를 서비스한다는 것을 확인한 경험이 있다면 이런 제안에 거부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물론 이런 접객의 준비는 차별화를 꾀하는 정도의 비중이다. 다수는 이런 서비스를 한두번 재미 삼아 받고는 다시 방문했을 때 기성 잔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주나 병맥주를 얼음 바구니에 넣어 주는 차별화도 재미는 있지만 실제 마시는 입장에서는 얼음 물이 흘러 불편하다. 그래서 처음 서빙한 상태 외에는 얼음 바구니를 이내 치워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고객은 그런 서비스를 받은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여 재방문을 나름대로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남과 다른 점을 보여주는 것이 기물 마케팅이다.

꼭 방법의 실천을 통해 매출이 급신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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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와 술에 대한 정리가 되었다면 다음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홍보와 마케팅 전략 수립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점은 식당과는 달리 펀(Fun) 마케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조금 복잡하여도 무관하다는 점이다. 술은 좋은 기분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나쁜 기분을 지우기 위해 마시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꺼리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면 좋을 것이다.

만일 전단지를 만든다면 틀에 박힌 디자인이나 장소를 알려주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집에서 술을 마시면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좋고, 그것에 대한 실천으로 실제 술을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여 삽입하는 것이다. 40대를 목표로 하는 5천만원대 주점 창업에서 보여줄 것은 시설에 대한 장점도 아니고, 안주에 대한 특화도 아니다. 사랑방 같은 그래서 하루의 고단함을 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특히 주메뉴인 탁주로 차별화하자는 본 칼럼 취지를 십분 살린다면 40대 이상의 장년들이 조금은 흐트러진 복장과 자세로 탁주잔을 기울이는 연출된 사진을 볼 수 있다면 집중도는 당연히 높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전단은 주부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 아니라면 주목률은 거의 제로다. 업무에 치이는 직장인 그것도 장년의 남성은 전단을 기웃하지 않는다. 때문에 전단보다는 가게 입구 현수막이나 배너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면도 효과적일 것이라 기대한다. 전단은 시선의 집중이 목적이지만, 현수막과 배너는 가게를 들어오게 만들어야 함이 목적이다.
따라서 연출된 이미지와 더불어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이벤트가 무엇이 준비되었는지도 함께 알려줘야 한다.

일부러 허름한 컨셉으로 무장되지 않았다면 보여지는 홍보물의 세련된 준비는 점주의 정성을 가늠한다. 대충 손글씨로 투박하게 만들어 보여지는 성의보다는 소비에 대한 신뢰를 안겨주기 때문에 현수막이 되었건, 배너가 되었건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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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에서 준비한 안주는 다소 획일적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어떤 안주를 먹을 것인가보다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실 것인지를 먼저 결정한다. 그런 후에 해당 술에 맞는 안주를 머리 속에 떠올리게 된다. 특선 메뉴로 “당신이 원하는 안주를 만들어드립니다.

재료를 가져오셔도 좋습니다” 식의 명제는 자신의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하여 아내가 직접 만들어주는 정감을 안겨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내가 특별히 먹고 싶은 안주를 지정해줄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리라 단정하지 말자.

어려워서, 귀찮아서 남들이 간과하고 있는 바를 실천하는 일이 바로 블루오션이다. 시장은 만들어 내는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탁주에 맞는 안주란 찌개와 전 이상의 것도 없다. 설혹 낙지볶음을 시켰다고 하더라도 준비된 재료가 오징어라면 얼마든지 권유 후 바꿀 수 있다. 볶음 안주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힘들다면 차라리 메뉴판에 오늘찌개, 어제찌개라고 삽입해보자.

오늘의 찌개는 말 그대로 준비된 재료로 만들어 내는 것이고, 어제찌개 역시 여분의 재료로 만들어주면 그만이다. 성의가 너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새롭게 그날 그날 안주가 바뀌니까 손님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거리를 지나가 각일병이라는 상호를 본 적이 있다. 각자일병씩 마시라는 뜻이다. 그러나 누가 봐도 생맥주 집으로 포장되었다. 소주방이라면 맞는 말이지만 생맥주와 각자 일병이라는 것은 어폐가 있다. 그리고 주점에서 술을 조금만 팔겠다는 이야기는 돈을 많이 벌 욕심이 없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한 병을 마신다고 점유율이 짧아지는 것도 아니고, 술을 조금 마시는 대신 안주로 배를 채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신촌의 낙지 전문점에선 여자를 대동하지 않으면 술을 팔지 않거나 1인당 한병 이상의 소주를 주지 않는 집도 있다. 그 집은 주점이 아니다. 낙지 요리를 주되게 팔고 술은 먹는 분위기를 도와주는 보조게 역할일 뿐이기에 그런 전략이 남다를 수 있지만 주점은 한잔이든, 한병이든 더 마시도록 분위기를 UP 시켜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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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젊은 주점에서만 마케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면서 즐거운 기분을 고취시키는 것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분위기에 대한 차별화도 필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 전략으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 몇가지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자면 다음과 같다.

팔지도 않고 꿈도 꾸지 못할 안주를 파는 민속주점이 있다. 백두산 호랑이 불고기, 지리산 웅담꼬치, 남태평양 물개 샤브샤브, 인도 코브라 탕 등등. 엄연히 메뉴판에 기입이 되어 있다. 그런데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선불로 주어야만 조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한마디로 공갈이지만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한번 웃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점술사의 괘처럼 수십개의 젓가락을 원통에 꼽아 기본 주문을 하면 한번의 기회를 준다. 젓가락 하단에 적힌 여러가지 이벤트를 뽑힌 내용대로 제공한다. 가장 흔한 할인부터 소주한병, 메뉴 무료까지 다양한 혜택을 준비할 수 있다.

포춘쿠키라는 작은 과자 안에 이벤트가 담긴 쪽지를 넣어 그 내용대로 경품과 혜택을 주는 주점도 반응은 말 그대로 짱이다.

이벤트 주점의 경우 멋진 알바생이 테이블을 돌면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세번 연속 손님이 이길 경우 해당 상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세번을 연속해 이기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도전의 가치도 있고, 이런 저런 소란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좋은 아이디어다.

주민번호 끝자리가 날짜와 같으면 할인을 해주는 마케팅, F학점 성적표를 제공하면 위로주를 제공하는 마케팅은 이제 고전에도 속하지 못한다. 혜택을 입는 것이 명확한 마케팅은 고객을 제한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매출 상승이나 단골 확보엔 그다지 유리할 것이 없다.

소주를 100원에 준다는 현수막도 심심찮다. 이는 결국 안주를 팔아 이문을 남기겠다는 생각인데 안주 하나로 버티는 주당들을 만나면 손해가 클 것이다. 만일 첫병에만 해당하는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큰 효과는 없다. 술을 마시는 데 돈이 없어서 포기하는 시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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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주점은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점이다. 술을 먹어야 한다고 작정하는 사람보다는 밥보다 편하게 접근한다는 생각을 가져도 좋다고 지적하고 싶다.

다만, 타겟을 넓히지 말고 하루 2~30명의 손님을 꾸준히 받기 위해 최대한 이무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접객도 마련되어야 한다. 잔술을 팔거나 안주 없이 생맥주 한잔을 주는 것도 방편이다. 언젠가는 여럿을 모아 올 것이라는 확신만 있으면 된다.

안주를 구성할 자신이 없다면 되는 대로 파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다. 7천원, 1만원, 2만원대의 안주를 그날 준비된 재료로 팔겠다는 영업 방침도 40대를 겨냥한 주점에서는 통할 수 있다. 거기에 정을 듬뿍 담아준다면 말이다.

맥주와 소주보다는 제조사가 다양한 탁주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사이 좋은 탁주 제조사가 많이 생겨났고, 불황기의 복고 컨셉과도 매치가 자연스럽다. 또 탁주를 대표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다른 주점처럼 다양한 술을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손님의 변별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것은 주점 창업자의 영원한 숙제다. 그런 변화가 있을 때 단골의 충성도가 강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굳이 실내 업그레이드나 간판 교체를 통한 재방문을 꾀할 필요도 없다. 다만 남들이 다 하는 이벤트나, 특별한 대상에게만 혜택이 갈 수 있는 정리된 이벤트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서서 마시는 술집도 가게가 좁다면 대안이 됨과 동시에 새로운 영역의 시도다. 서서 마시면 여럿이 즐기긴 뭣하지만 혼자나 두명이서 아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런칭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 자리 잡은 선술집은 이런 형태가 흔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는 힘들겠지만 큰돈에 대한 욕심보다는 특화된 점포로 소형의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욕심이 있다면 가치는 있을 지 모른다. 결론을 내리자면 주점은 약자가 시도해 봄직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으로 차별성이 있는 점포 창업이 가능한 기능적 장점이 많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