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의 주위에는 운동을 하거나 게임을 할 때 승부에 대한 욕심이 강하고 무조건 이겨서 큰 기쁨을 얻으려는 사람이 있다. 투자할 때도 그런 사람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고수익 만족형 투자자자다.
제대로 걸리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서 그에 따른 손실위험도 기꺼이 감수한다. 그래서 투자의 안정성은 적다는 게 단점이지만 수익성을 크게 가져간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연 목표수익률 20% 이상으로 설정할 수 있으나 고수익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위험정도의 폭에 대하여는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다.
이들은 보통 투자자산이 많이 깨져도 큰 상심을 받을 만큼의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투자하다보면 다 깨질 수도 있고, 그러기 때문에 때로는 크게 벌 수도 있는 거지 뭐. 헤헤’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재테크 전략의 핵심은 헷지(hedge), 다양한 정모망의 구축, 역발상 투자 등이라고 본다.
고수익만족형은 첫째, 기본적으로 아주 위험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헷지하는 방법에 대하여도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예컨대 주식을 투자한다면 주식시장이 안 좋을 때 선물이나 옵션 등으로 헷지하여야 할 것이다. 다른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도 그것이 잘못되었을 때의 대체투자나 대안에 대하여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둘째, 다양한 정모망을 가져야 한다. 돈이 가만히 있어도 굴러 들어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고수익만족형 투자자는 누구보다도 고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각 시장마다 다양한 정모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들로부터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정모망을 갖는 것은 바로 고수익만족형 투자자에게는 위험을 줄이면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투자하여 가장 높은 가격에서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고수익만족형 투자자의 묘미는 역발상투자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주식을 투매하면서 주식시장은 아주 한참동안 침체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 때부터 주식투자를 시작 한다든지, 부동산시장이 얼어 붙어 있는데 슬그머니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말이 쉽지 일반인이 이런 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고수익만족형 투자자는 생계자금 외에 여유자금이 아주 풍부한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반면에 앞선 칼럼에서 언급한 원금보장형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소액투자자가 많고 위험감수수준이 매우 낮거나 원금보존을 중요시 하는 투자자다. 이러한 투자자가 수익에 눈이 어두워 고수익만족형과 같은 투자를 하면 안된다. 본래 투자성향은 원금보장형인데 실제 투자는 고수익만족형과 같은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게 되면 환금성의 문제, 투자타이밍의 문제, 원금보존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하여 실패하는 경우가 많게 되는 것이다.
다만, 종자돈마련단계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경우에는 그리 많은 돈이 아니고,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일정액씩 적금식으로 투자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극단적인 실패는 별로 없으리라 생각된다.
고수익만족형 투자자는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마음자세가 되어 있으므로 대부분의 투자자금을 펀드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그래서 성장형 펀드에 40% 투자할 만하고, 세제혜택이 있는 장기주택마련펀드(주식혼합형)에 30%, 그리고 주식에 20%, 적금에 10% 투자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하다.
주식형 펀드 비중이 많다 하더라도 실제 3년 이상 적립식으로 장기투자하는 경우에는 코스트애버리징 효과에 의해서 위험이 적으면서 수익은 커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7년 이내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최소만기가 7년인 장마펀드는 다른 펀드로 대체하여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좀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주식형 펀드 30%, 주식 70%로 자산을 배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수익만족형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설정한 포트폴리오의 위험부분을 최소화하거나 감소시키는 것이다. 또한 실패하였을 때 새로운 대안을 빨리 설정해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하여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투자스타일은 천성과 같은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 개인적으로 모두 다른 얘기를 하겠지만 필자는 자기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 돈도 잘 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에는 자기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힘들게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많다. 그런 분들은 돈을 벌어도 항상 힘들게 벌게 되고, 돈을 못 벌면 일도 힘들고 돈도 못 버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왜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를 하려는 것일까? 좀 많은 돈으로 풍요롭고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개개인마다 재테크의 목적이 있을 것이고 단지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식으로 재테크를 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서 경제적인 재테크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재테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은 많이 버는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다면 그 재테크는 성공적이지 못한 것이다. 돈은 좀 적게 벌어도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더 나은 재테크가 될 것이다. 일도 적성에 맞는 것이 행복한 것처럼 투자도 투자스타일에 맞는 전략을 가지고 하는 것이 행복하다.
한달동안 4번의 칼럼을 통하여 자기 스타일에 맞는 종자돈 마련방법을 소개했다. 필자는 앞선 몇 번의 칼럼에서 투자자를 원금보장형, 수익추구형, 고수익보장형으로 나누어 그 유형에 적합한 각기 다른 재테크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세 가지 투자자 유형은 획일적으로 대략 3등분하여 구분해 놓은 것일 뿐, 재테크전략을 세우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 가지 유형을 좀 더 세분하여 더 많은 유형으로 구분할 수도 있고 투자스타일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지금 나의 투자스타일이 어느 유형에 가까운지, 나에게 맞는 종자돈마련 전략과 금융상품은 무엇인지를 아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투자 수익 면에서 볼 때 원금보장형은 부자로 진입하려면 많은 세월이 소요되고, 고수익만족형은 훨씬 짧은 시간에 부자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그저 부자에 빨리 진입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서 원금보장형 투자자가 고수익추구형과 같은 투자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모든 종자돈이 다 깨질 수도 있고 또한 이로 인한 정신적인 상처가 너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투자스타일을 찾았다고 하여 평생 그 스타일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상황이 바뀌면 투자스타일도 수정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금은 원금보장형이라도 저금리상황이 지속되면 예금보다는 펀드의 비중을 높여 수익추구형으로 투자할 수 있다. 또는 여유자금이 적을 때는 원금보장형으로 투자하다가 여유자금이 많아지면 일부 금액만 고수익만족형과 같은 투자를 고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기본적인 투자스타일이 있다 하더라도 <투자시장> <투자금액> <투자기간> <투자목적> <투자연령> <투자시점>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투자스타일이 조정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원칙도 없이 지나치게 투자스타일을 자주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경제상황이나 자신의 여건에 비추어 볼 때 투자스타일을 수정하는 것이 유리하면 바꾸어야 한다. 현명한 재테크를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스타일에 대한‘고집스런 집착’보다 상황에 따라 수정할 수 있는‘유연한 투자마인드’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구로디지털 금융센터 송영욱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