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러울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기독교의 신비로운 현상 중에는 성흔이라는 것이 있다. 스티그마타(Stigmata)라 불리는 이런 현상은 어떠한 외상도 당하지 않았는데 신체의 일부분에서 상처가 생기고 피가 나는 현상이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혔을 당시에 가졌던 다섯 곳의 상처, 양 손, 발 그리고 창에 찔린 옆구리의 상처가 그대로 재현된다는 것. 그 밖에 가시 면류관을 썼던 이마의 상처가 나타난다거나 채찍질 당한 것처럼 등에서 핏물이 베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꽤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어왔다. 우선 성경에서는 바울이 자신의 몸에 예수와 같은 상처가 있다 이야기하였고(갈라디아서 6장 17절) 13세기 기록에 의하면(공식적으로 인정한) 이탈리아 Assis의 성자 프란시스의 몸에 성흔이 나타났다. 1224년 수련 도중 천사의 환상을 보고 그 빛을 쐬는 순간 성흔이 나타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 프란시스가 성흔이 나타나던 때를 기록한 그림
성 프란시스 이후에도 성흔이 발견된 사례는 많다. 20세기에 들어서만도 500건이 넘는 보고가 있었다.
몇몇 유명한 사례를 보자면, Siena의 성 카트린느(Saint Catherine of Siena, 1347년에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1380년 로마에서 죽음)는 오처성흔 외에 가시면류관 상처까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카톨릭에서 성자로 추대되었다. 신의 성자 존(Saint John of God, 1495년에 태어나 1550 사망)가 있으며 20세기의 기록으로는 Pietrelcina의 성 피오(Saint Pio of Pietrelcina, 1887?1968), Roque 형제(1968?1996), Therese Neumann (1898?1962) 그리고 1992년부터 성흔이 나타났다고 하는 캐나다의 리리안 바네사 등이 있다.
아래는 현대에 나타난 성흔을 사진으로 찍은 것으로 혐오스러울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양손과 양발등에 나타난 전형적인 오처성흔
성흔의 신비한 점은 아무런 상처없이 피가 흘러 나온다는 것이다.
오처성흔 이회에 이마에 가시관을 쓴 흔적이 나타나는 것은 따로 분류한다.
카톨릭에서는 성흔을 예수님의 존재를 증거하는 현상으로 매우 성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이런 현상을 고도의 속임수라고 평하기도 한다.
속임수라 단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실제 십자가형은 손바닥에 못을 박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손에 못을 박으면 체중을 지탱할 수 없고 손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당시 십자가형은 손목의 두갈래 뼈 사이에 못을 박았다는 것. 그러므로 이런 손바닥에 상처의 흔적이 나타나는 것은 일반인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속임수라는 주장이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자들도 있다. 정신의 힘을 믿는 자들로 성흔은 일종의 자기최면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최면 상태에 걸린 사람에게 양파를 주며 '이것은 매우 맛있는 사과입니다.'라며 먹게 하면 그것이 정말 맛있는 사과라 생각하고 생으로 마구 씹어먹는 장면은 많이 보았을 것이다. 좀 더 믿기 어려운 얘기로는 깊은 최면 상태에 빠진 사람의 팔에 얼음을 올려놓으며 '이것은 매우 뜨거운 숯입니다.'라고 말하면 실제 닿인 부분에서 화상을 입을 것처럼 물집이 생긴다는 것.
이처럼 인간의 육체는 정신에 의해 외적 요인이 없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흔도 이와 같다는 주장이다. 일종의 광신적 정신 상태에서 성경에서 읽은 것을 바탕으로 예수의 고통을 극히 공감해 성흔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딱히 어느 주장이 맞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사실 나 자신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것을 부정하기에도, 모든 것을 믿기에도 모호한 신비한 현상이기는 한 것 같다.
추가 : 정신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또 다른 사건으로는 소설 '개미'에도 소개되었던 고장난 냉동고에 갇혀 얼어죽은 사람에 관한 것이다.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일하는 도중 동료들의 실수로 냉동고에 갇힌 사람이 냉동고에서 자신이 죽어가는 과정을 기록에 남겼다고 한다. 손발이 마비되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천천히 죽어가는 자신을. 하지만 앞서 말한바와 같이 냉동고는 꺼져있었고 환풍도 잘되었기 때문에 하룻밤만에 그가 죽을 이유는 없었다. 스스로의 정신이 육체를 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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