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씨방

지독한 사랑

탤런트 2007. 8. 16. 12:46
      
    
     지독한 사랑  
                      바우 이 훈 식  
    징글 맞은 거미란 놈은
    허공에다 음흉하도록 질긴 줄을 
    생사의 비밀처럼 쳐 놓고
    살아 남아야할 무게 중심에
    핏발 선 눈빛을
    팽팽한 본능으로 감추고는
    죽은 듯 없는 듯
    흔들리는 목숨 하나 
    전 생애를 걸고 엎드려 있다가
    무조건 잡혀드는 놈이 있으면
    동족이건 아니건 상관치 않고
    퍼득이는 날렵한 조건반사
    독기로 칭칭 감아 
    반쯤 죽여 놓고는
    허기질 때마다 걸신 들린 듯
    아픔의 유혈도 없이
    온 몸을 녹여가며
    한 모금의 영혼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빨아 먹는다
    결국 남는 것은 
    정지된 사유의 빈 껍데기뿐
    끝내 보이지 않는 
    지독한 사랑에 붙잡힌
    해독할 수 없는 상형문자로 쓰여진
    바로 내 시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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